[이슈분석]30년간 한국 신용카드 인프라 만든 밴(VAN), 성과 무시 말아야

국내 부가통신사업자(VAN, 이하 밴사)는 신용카드 이용에 필수적인 승인과 매입·출, 전표정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1986년 5월 한국정보통신이 설립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1990년대 이르러 현재 규모가 됐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밴산업 규모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13개 밴사가 전체 수익 중 99.0%를 차지하고 있다.

밴사 역할은 가맹점과 카드사 간 신용거래를 위해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용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단말기를 제공한다.

고객이 신용·체크카드로 물품을 구매하면 카드사로부터 회원이 결제승인을 받도록 단말기로 승인중계 업무를 한다. 결제 후에는 가맹점이 카드사에 카드결제 대금을 청구하도록 카드매출 데이터 정리, 전표매입 업무를 대행한다.

그간 밴사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제인프라를 구축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했다. 즉 국내 지급결제 선진화에 앞장 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개입하면서 밴사 역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카드사가 수익구조 악화 부담을 덜고자 밴사에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사 수익은 카드사 역할을 대신해 수수료 일부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카드사 흥망성쇠에 영향을 받는다.

2015년 말부터 밴수수료도 정률제로 바뀌었다. 건당 100원이던 정액제에서 금액별로 수수료를 내는 정률제로 바뀐 것이다. 수수료가 줄면서 밴사의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신용카드사에 대해 교섭력이 크지 않은 밴사를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정률제 전환 이후 밴사의 수입 단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에서 2016년 상반기까지 일반거래는 12.5%, 온라인거래는 31.5% 하락했다. DESC도 14.2% 낮아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밴사의 당기순이익은 9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억원(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7억원 감소했지만, 부가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