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수출 6년 연속 감소세…국내 생산기반 축소·일자리 창출 부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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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업계 국내 생산기반이 좁아지고 있다. 이미 지표상으로도 국내 생산량이 매년 급감한다. 장기적으로 국내 일자리 전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가전(TV, 세탁기, 냉장고 등) 수출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2013년 1555만달러에 달했던 가전수출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6년 1134만달러에 이어 올해 전체 수출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약 21% 하락한 698만달러다. 6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내년 수출액은 올해보다 20% 줄어든 556만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점쳐졌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고 해외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생산거점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보다 해외 생산이 늘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키메라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전자업계 냉장고, 세탁기, TV의 해외생산 비중은 각각 80.3%, 86.9%, 97.1%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이 늘어나도 수출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도 국내 주요기업 생산거점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국내 생산기반,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는 것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현지 세탁기 공장을 가동했다. 또 TV 생산거점을 국내에서 베트남으로 옮겼다. LG전자 역시 조만간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중견·중소기업도 단가 부담으로 제품 대다수를 중국 외주 업체와 현지 생산거점에서 조달하고 있다.

기업이 제조 기반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반면 해외에서는 저임금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남아있다. 여기에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거점 현지화 등도 국내 생산기반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요인이라는 관측이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은 단순 인건비 때문만은 아니다”라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공장 가동에서 볼 수 있듯이 관세 부과 등 무역장벽을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성격도 강하다”고 분석했다.

여러 지표에서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맞춰 업계가 당장 국내 인력을 감축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신규 인력 고용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유턴을 장려하고 있지만 기업 요구와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