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증 환자 5명 중 1명은 마약성진통제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남용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국가 차원 점검이 필요하다.
서울대병원(원장 서창석)은 문지연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마약성진통제 의존성은 21%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7년과 2018년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마약성진통제를 처방 받은 만성 비암성 통증환자 258명을 대상으로 의존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처방외복용, 과량복용, 잦은 처방전 분실 등 마약성진통제 의존 가능성이 있는 평가항목 7개를 적용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55명(21%) 환자가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이 있었다.
마약성진통제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서구에서 보고되는 오남용 빈도(21~29%)와 유사하다. 절대적인 소비량에 상관없이 오남용 빈도가 유사했다.
젊은 환자, 기능성 통증, 두경부 통증, 알코올·약물 남용, 우울증이 있는 경우 의존성이 더 높았다.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을 보인 환자는 하루 평균 모르핀 사용량이 약 169mg이었다. 의존성이 없는 환자보다 약 30% 높았다. 진통제를 얻기 위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빈도는 연 평균 36회로, 2배 가량 잦았다.
의존성 여부와 관계없이 마약성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는 불안감, 우울감, 심각한 불면증, 낮은 회복탄력성을 보였다. 약 66.7%가 통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마약성진통제 의존성은 1년 내 약물 남용병력 19배, 알코올 남용력 7배, 기능성통증증후군 13배, 일평균 모르핀 사용량 200mg 이상인 경우도 3.5배 정도 더 높았다.
문 교수는 “마약성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추가 처방을 위해 응급실을 방문할 때 진통제 의존성으로 인한 사용 장애보다는 실제 통증조절과 악화된 증상 치료를 위한 것인지를 먼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1인당 마약성진통제 소비량은 연간 55mg이다. 전 세계 43위에 해당한다. 아시아 국가 중 3위이며, 2005년과 비교해 6배가량 증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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