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먹거리로 꼽는 대어급 신차 '팰리세이드'가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규모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커져 1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팰리세이드에 이어 혼다 뉴 파일럿, 쉐보레 트래버스 등 국산·수입 신차가 줄줄이 출시를 앞뒀다는 점도 대형 SUV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1일 팰리세이드 국내에 처음 공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과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던 차급인 대형 SUV지만, 사전계약 첫날에만 3400여대가 계약되는 등 이례적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 SUV 시장 규모는 4만7000여대 수준에 불과했다. 중형 SUV 싼타페 연간 판매량 10만대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출시 전부터 계약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가 내놓은 대형 SUV 베라크루즈, 맥스크루즈 등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팰리세이드가 기대 이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기존 중형 SUV 고객들의 신차 교체가 몰리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에서 후반 싼타페와 쏘렌토 등을 구매했던 고객들이 차량 교체 시 현재보다 한 단계 큰 차를 선호하면서 대형 SUV 시장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부담스러웠던 대형 SUV 가격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것도 팰리세이드 인기 비결로 꼽힌다. 현재 시판 중인 싼타페는 대다수 구매 고객이 옵션을 포함해 3500만~4000만원 수준 차량을 구매한다. 팰리세이드 옵션을 뺀 기본형 예상 가격은 3475만~4227만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가격 차이는 평균 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가 동급 수입 SUV보다 500만~600만원 이상 낮은 합리적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면서 “가장 높은 트림 가격(디젤 프레스티지 4177만~4227만원)에 선택 가능한 옵션(727만원)을 다 넣더라도 4904만~4954만원으로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