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0년 만에 수입차 '26만대' 시대 열린다

[이슈분석]30년 만에 수입차 '26만대' 시대 열린다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수입차가 대중화 됐다. 올해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대치인 26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1987년 수입차 전면 개방 이후 30여년 만이다. 수입차 연간 누적 판매는 2015년 24만대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후 디젤게이트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BMW 화재 등 대규모 악재에도 11월까지 24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뒀다.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올해 사상 최대치 갈아치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판매는 24만255대를 기록하며 역대 1월부터 11월 판매량 가운데 최대치를 경신했다. 26만대는 쌍용차와 르노삼성차, 한국지엠 3사가 올해(1~11월)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전체 물량(26만1918대)과 맞먹는 수치다. 2014년 19만6369대였던 수입차 판매는 2015년 24만3900대로 처음으로 20만대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같은 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지면서 2016년 수입차 판매는 22만5279대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디젤게이트라는 사상 최악 악재도 수입차 성장은 계속됐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영업 중단에도 23만3088대까지 회복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다시 시장에 복귀한 올해는 연말까지 한 달을 남겨두고도 사상 최대 실적에 가까운 24만여대를 판매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가파른 성장세다. 2003년 1만9481대로 1.9% 수준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은 2008년 6만1648대로 6.04%로 3배 이상 성장했다. 2013년에는 15만6497대를 판매하며 12.1%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올해 시장 점유율은 18%를 넘어섰다.

BMW 리콜을 받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차량이 대기 중이다. (전자신문 DB)
BMW 리콜을 받기 위해 서비스센터에 차량이 대기 중이다. (전자신문 DB)

◇고급차 선호 뚜렷…누가 많이 팔았나

고급차 선호 현상은 수입차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1만대 이상 판매 브랜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렉서스, 랜드로버 등 4개 브랜드는 차량 평균 가격이 5000만~6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국산차 평균 가격인 2000만~30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연간 누적 판매 1만대를 달성한 1만대 클럽 가입 브랜드도 크게 늘었다. 올해 브랜드별 판매량은 벤츠 6만4325대, BMW 4만7569대, 토요타 1만5196대, 폭스바겐 1만4282대, 아우디 1만1893대, 렉서스 1만1815대, 랜드로버 1만1000대, 포드 1만734대로 총 8개 브랜드가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업계는 상위 8개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올해 수입차 판매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1월 수입차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남은 한 달 동안 현재 판매 추세가 이어진다면 26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1위를 확정한 벤츠의 시장 점유율은 26.7%에 달한다. 지난해 30.5%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벤츠의 주요 고객은 40대와 50대 비중이 절반 이상이지만, 지난해부터는 30대 비중이 20% 이상 증가하는 등 젊은 고객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화재 여파로 대규모 리콜이란 악재를 만난 BMW는 시장 점유율 19.8%로 전년 동기 대비 9.9% 하락했다. BMW는 올해 수입차 사상 최대 규모 리콜을 시행했으나, 이례적 빠른 리콜 속도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신차 출시로 내년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시장 복귀를 선언하고 반격에 나선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신차효과를 내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시장 점유율 5.9%, 아우디는 4.95%로 두 브랜드를 합하면 두 자릿수 점유율 회복에 성공했다.

◇새해 신차 출시 봇물…물량 확보가 실적 가른다

새해 수입차 업계는 대어급 신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올해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TP) 시행으로 인증이 미뤄졌던 신차가 대거 풀리면서 공급도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는 C클래스 디젤에 이어 가솔린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풀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 소형차 A클래스 출시도 앞뒀다. BMW는 X5와 X7 등을 스포츠유티리티차량(SUV) 라인업 X시리즈 신차를 투입해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아우디도 내년 주력 세단 신형 A6를 중심으로 SUV와 소형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는 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내년 판매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계속 늘고 있지만 본사로부터 공급 물량이 제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활한 물량 확보는 내년 수입차 판매 실적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슈분석]30년 만에 수입차 '26만대'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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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30년 만에 수입차 '26만대' 시대 열린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