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고용난이 심각함을 인정하면서도 주요 원인을 인구구조로 꼽았다. 생산 가능한 인구가 줄어드니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래서 정부가 강조한 지표가 '고용률'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이다.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폭 지표보다 고용률을 봐야 인구구조 요인을 제거한 고용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용지표를 볼 때 생산가능인구 중 몇 명이 일자리를 갖고 있느냐를 따지는 고용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률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11월 고용률은 61.4%로 전년 동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반면에 지난해에는 고용률이 12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정부는 일자리 '양'은 실적이 저조할지 몰라도 '질'은 개선됐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도 “일부 일자리 질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면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고용의 질 역시 개선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 취업자가 지속 감소했다. 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지난 10월 14개월 만에 마이너스(4000명 감소)를 기록했고, 11월 반등했지만 1만5000명 증가에 그쳤다.
비정규직 증가도 '고용의 질 악화'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661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늘었다. 비정규직 비중은 33.0%로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질이 결코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소득주도성장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