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문미옥 신임 과기정통부 차관, 어수선한 과기계 분위기 개선 '숙제'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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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KAIST 총장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서 자리를 옮긴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게 시선이 쏠렸다. 정부가 과기계 곳곳과 불협화음을 빚는 상황에서 난맥을 해소할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문 차관은 신 총장 직무정지 결정 이사회가 열린 14일 차관 인사발령을 받았다. 과기보좌관으로서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던 차에 주무부처 차관으로 이동했다. 현안과 더 가까워졌다.

문 차관 앞에 놓인 현안이 만만치 않다. 과기정통부의 신 총장 직무정지 요청 과정에서 일어난 과기계와의 마찰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기계에선 과기정통부 직무정지 요청이 적절치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과기계 간 소통 부재가 빚은 혼란이라는 지적이다. KAIST 이사회가 직무정지 결정을 유보하면서 과기정통부 부담이 가중됐다.

출연연과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개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도 문 차관이 들여다보고 풀어야 하는 문제다.

과기계는 문 차관 과기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봤다. 문 차관은 현 정부 과학기술계 컨트롤타워로 불릴 정도로 주요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학생 연구원 처우 개선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과기특보를 지낸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 올랐다. 이어 과기정통부 1차관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과기정통부 내 과학기술 정책 업무는 1차관 소관이다.

일각에서는 그간 활동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주요 기관장 임기 만료 전 교체, 탈원전으로 인한 원전 연구개발(R&D) 위축 속에서 과기계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 청와대 내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를 맡았지만 현 정부 주요 정책 축 가운데 하나인 '혁신성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면서 빛이 바랬다.

문 차관으로서는 어수선한 과기계 분위기를 다잡고 '과학강국' 위상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과기계 관계자는 “문 차관은 과기계 출신으로 국회의원, 청와대, 정부 관료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청와대 합류 후 여성 과학자, 학생 연구원 문제 등을 수면위로 부각시켰다”면서도 “과기 분야 큰 그림을 그리는 전반에서 뚜렷한 성과를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문 차관은 과기계에서 벌이지는 혼란을 정리하고 국가혁신체계를 쇄신하는 임무를 받았다”고 향후 역할을 당부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