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운전자 지문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내년 중국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세계 시장으로 확대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문을 이용해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내년 1분기 중국에서 출시할 신형 싼타페에 우선 탑재하고 글로벌 시장에 확대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본지 11월 7일자 1면 참조〉
이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에 지문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운전자는 자동차 키가 필요 없어진다.차문 손잡이에 달린 센서에 손을 대면 차량 내부의 지문인증 제어기에 암호화된 지문 정보가 전달돼 차 문이 열리고 지문 인식 센서가 있는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까지 걸린다.
이 시스템은 개인별 맞춤 운전 환경도 제공한다. 지문을 등록한 여러 운전자가 미리 설정한 정보에 따라 운전석 시트 위치와 사이드미러 각도 등을 조정해준다.
지문으로 시동을 거는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문을 여는 기능은 보안과 내구성 문제로 적용이 쉽지 않았다.
현대차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인체가 전하를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인 '정전용량(capacitance)'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구현해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또 다른 사람 지문을 등록된 운전자 지문으로 잘못 인식할 확률도 약 5만분의 1로 줄였다. 이는 스마트키 등 일반 자동차 키보다 보안성이 5배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문센서 부품사와 협업으로 자동차업계 처음으로 자동차 반도체 품질 기준인 'AEC-Q100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으로 근거리 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맞춤형 기술을 제품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