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곳곳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소프트웨어(SW) 업계도 'SW산업인의 밤'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추진한 주요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시상식 등으로 노고를 치하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올해 SW업계 연말 행사에는 훈훈함만 있지 않다. 아쉬움도 가득하다. 글로벌SW공모대전 시상식과 SW중소포럼 성과공유 행사를 대표로 들 수 있다. 두 사업 모두 내년에 정부 예산 지원이 끊김에 따라 사업이 중단되는 사업이다.
글로벌SW공모대전은 올해로 30년째를 맞이하는 SW 분야 간판 행사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SW 발굴과 SW 인재 양성을 위해 기획됐다. 많은 SW 상용 제품이 글로벌SW공모대전을 거쳐 출시됐다. 초·중·고 SW 꿈나무들은 글로벌SW공모대전을 SW 분야로 진출하는 등용문으로 여긴다. 전국 초·중·고교 학생과 교사들은 연초부터 공모대전 출품을 준비한다. 상격도 높다. 대상에는 대통령상이 수여된다. 30년 전 첫 글로벌SW공모대전 시상식에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상을 수여했다. 지난주 열린 글로벌SW공모대전 시상식에 참여한 학생과 기업 관계자 등은 대회가 내년부터 없어진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SW중소포럼은 중소 SW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시장을 개척하자는 신념으로 8년 전에 시작한 사업이다. 중소SW기업 자발로 관심 분야 포럼을 구성한다. 친목 도모 개념에서 시작해 사업 공동 제안·수주, 해외마케팅 공동 진행 등 실질 매출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올해 120여개 기업이 힘을 모아 약 14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역대 최고 성과다. 이를 축하하는 성과공유회가 지난주에 열렸지만 행사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두 사업이 중단된 이유는 간단하다. 기획재정부와 정부가 중복 사업 등을 이유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30년 역사'나 '최고 성과' 등은 중요하지 않았다. 공모대전은 사업 예산이 3000만원대다. 예산 절감은 이유가 안 된다. 결국 SW 산업 중요성을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사업은 내년에 다른 이름으로 재도전한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SW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만큼 주요 사업은 되살려야 한다. 'SW가 미래다'는 외침이 SW 업계만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