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시 교통 체증 해법으로 제시한 고속 지하 교통터널 '루프'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공개됐다.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전기차, 재사용 로켓을 이용한 우주여행 등으로 기술적 난제에 도전하고 있는 머스크의 실험이 이번에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가 설립한 지하 교통 벤처기업 '더 보링 컴퍼니'는 이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본사가 위치한 LA 남부 호손에서 LA 국제공항(LAX)을 잇는 길이 2마일(3.2㎞)의 지하 터널 '루프'를 언론 등에 공개했다.
AP는 첫 탑승 경험에 대해 “머스크가 '영혼을 파괴하는 교통 체증'이라고 부른 것에 대한 해법”이라며 “혁명적이지만 울퉁불퉁한 지하 튜브”라고 논평했다.
이날 시승행사에 초대된 언론과 손님들은 테슬라 모델X를 타고 '오리어리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주거지 한복판에 설치된 이 역에서 차가 벽 없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넓은 수직 갱도를 따라 그대로 땅속으로 내려갔다.
지상에서 9m 아래 땅속으로 내려간 뒤 아주 좁은 터널이 나타났다. 터널 내 붉은 전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운전사가 속도를 높여 터널로 재빨리 진입했다.
AP는 “(달리기 시작하자) 터널이 우주에서 온 것처럼 혹은 댄스클럽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차가 심하게 요동쳤다. 기자 중 한 명은 멀미까지 했다. 도로가 울퉁불퉁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날 시승행사를 두고 “역사적 일”이라고 자평했다. 머스크는 지하 터널 아이디어에 대해 “나에게는 유레카(깨달음)의 순간이었다. 나는 '이 일은 틀림없이 통할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차량이 심하게 요동친 것에 대해 “시간이 없었다”며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리처럼 매끄럽게 될 것”이라며 “이번 것은 시제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운행 속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었다. 머스크는 미래에 이 시스템이 241㎞ 속도로 운행될 거라고 말했지만 이날 속도는 64㎞ 정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널의 시작에서 끝까지 가는 데 불과 3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악명 높은 LA의 러시아워가 되기 직전에 주차장에서 우회전해서 주도로에 올라설 때까지 시간”이라고 AP는 전했다.
이날 지하 교통터널은 머스크가 트위터에 “(LA의)교통 체증이 날 미치게 한다”며 “터널 뚫는 기계를 만들어 땅을 파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지 거의 2년 만에 공개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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