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기본계획은 저탄소·녹생성장 구호에 맞춰 2008년 처음 마련됐다. 국내외 에너지 수급 상황과 전망에 맞춰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와 도입, 공급관리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 친화적 에너지 공급사용 대책 등을 담는 것이 취지였다. 2030년까지 에너지 절약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국가에너지 효율을 47%까지 올려 에너지원 단위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자는 데 목표를 뒀다. 세부적으로는 석유·가스 자주개발률 40%,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1% 달성에 초점을 맞춰다.
◇탈 석유 움직임 맞춰 1차 에기본 수립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국가 에너지기본게획(에기본)을 5년마다 수립 시행한다는 근거는 에너지기본법 6조 1항에 담겼다. 관계중앙행정기관장 협의와 국가에너지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1년여 간 초안을 작성하고 태스크포스(TF) 활동과 여론 수렴을 거쳐 도출한다.
1997년과 2002년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5년마다 10년 앞을 내다본 것을 20년으로 늘렸다.
1차 에기본 당시 2006년 기준 에너지 소비는 증가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증가율은 둔화됐다. IMF 이후 2006년까지 연평균 3.5% 증가율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산업부문에선 에너지 다소비 산업 성장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다 연평균 3.1%로 둔화됐다. 자동차·선박·열차용인 수송부문도 고유가 영향으로 소비증가율이 둔화됐다. 에너지원별로는 석유 43.6%, 석탄 24.3%, 원자력 15.9%, 액화천연가스(LNG) 13.7%, 기타 2.5% 점유율을 보였다. 당시만해도 LNG 원자력 등 소비 증가세가 높은 반면 석유 소비 증가세는 빠르게 둔화했다. 석유의존도는 1994년 63%를 정점으로 지속 하락해 2006년에는 43.6%까지 하락했다.
반면 LNG는 청정에너지 사용 확대 정책으로 1990년 이후 2006년까지 연평균 15.9%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원자력은 1981~1990년 기간에 7029㎿ 증설로 연평균 38.1%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995년 이후에도 대규모 설비 증설로 1만100㎿까지 늘었다. 대수력을 제외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9%에 그쳤다. 세계 경제 및 국가 위상에 걸맞게 에너지 자원 배분이 필요했다.
◇고유가 영향 전력수요 빠르게 늘자 2차에 반영
2014년 1월 작성된 2차 에기본은 시대 상황 변화에 맞게 전력에 주목했다. 1차 당시 전망했던 에너지 소비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력은 예측치보다 9% 이상 수요가 늘었다. 최종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17.5%에서 2012년 19.3%로 크게 늘었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다른 에너지원에서 전기에너지로 전환소비가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석유제품이 고유가 영향으로 크게 오른 반면 전기는 물가 등을 고려해 요금인상을 억제한 영향이 컸다. 원전은 환경 친화 요소에도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면서 안전성 문제가 부각됐다.
2차 에기본은 전기요금 체계개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에너지 수요관리 시장 창출,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 원전산업 혁신과 안전 강화를 통한 에너지 정책 지속가능성 제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해외자원개발 등을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를 담았다.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저렴한 전력을 생산, 북한을 경유하는 송전선로를 건설하자는 동아시아 전력망 연계방안도 이때 나왔다. 당시에도 원전을 급격히 축소하고 석탄·LNG 위주로 전원을 구성할 경우 국제 연료가격 변동위험에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환경 변화 따른 3차 에기본 새해 초 수립
3차 에기본은 새해 초 확정된다. 2040년까지 에너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3차 에기본은 2차에 기본에 나왔던 문제를 진단하고 이와 관련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에기본 워킹그룹이 제시한 권고안이 주로 담길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고용비중 증가로 인해 관련해 소비 구조 개선과 공급측면 변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표]국가에너지기본법 역사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표2] 시대별 에너지 정책 흐름
자료 에너지경제연구원
이경민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