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자금세탁방지(AML)·이상금융거래감지시스템(FDS) 고도화에 나섰다.
새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국내 금융권의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제제준수를 평가하는 만큼, AML 대응이 지난해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몇몇 은행은 기존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레그테크' 체계까지 완비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월 AI 기반 이상징후탐지 서비스를 도입한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탐지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이상징후 탐지 시 그 사유와 상세 내역을 안내한다.
새로운 XAI 탐지 체계와 기존 빅데이터 기반 이상징후 모니터링 시스템을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탐지 체계도 구축한다.
KB국민은행은 머신러닝 기반 네트워크 트래픽 이상징후 분석 장비를 도입한다.
수협은행도 최근 조직개편에서 자금세탁방지팀을 신설했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전문화하기 위해서다. 수협중앙회 차원에서도 위험기반접근방식(RBA)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시스템, 고객알기제도(KYC)시스템, 의심거래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도 움직임이 분주하다.
BNK부산은행은 이미 딥러닝 기반 FDS 시스템으로 사기를 예방하고 있다. 부산은행 FDS는 고객 평소 거래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 전자금융 사기로 판단되면 인터넷뱅킹 거래를 자동 차단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로봇 업무 자동화 시스템(RPA)을 AML 업무에 도입했다.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전체 업무 중 약 10%에 해당되는 정보 수집 및 분석 자료 준비 업무를 자동화했다.
2017년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자금세탁방지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1100만달러에 이르는 과태료를 부과받자 국내 은행권도 AML 사안에 예민해졌다.
새해 우리나라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로부터 국제 기준 이행 여부를 평가받게 된다. FATF는 자금세탁과 테러자금조달 방지를 위한 국제규범을 제정하는 기구다.
금융당국은 이를 대비해 지난해 11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AML·CFT) 국가전략 목표를 '투명〃신뢰 사회 구축을 선도하는 AML·CFT 제도'로 설정했다. 하위 과제로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제도 선진화 △금융정보의 효율적 활용 △민간부문의 역량강화를 선정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가 국내 금융기관에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가 금융당국이 AML 관련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은행권) AML 관련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답변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