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문 대통령에게 친서…"내년에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함께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연내 서울 답방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고 내년에도 자주 만나자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한 데 이어 조만간 북측에 답장을 보낼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일부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일부 모습.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A4용지 2장 분량에 달하는 친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친서는 특사를 통해 전달되지만 청와대는 이날 친서 전달 경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26일 판문점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26일 판문점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처음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서울 방문을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고 향후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논의를 진척하고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페이스북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며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 번 천명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며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김 위원장에 답장을 보낼 예정이다. 다만 전달 방식까지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 전문가들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온 시점이 2019년 신년사 발표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친서가 우리나라를 지렛대 삼아 북미 협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북미 대화는 교착상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새해 가까운 시일 내 열릴 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동력은 김 위원장이 발표할 신년사다. 북한은 매년 1월 1일 신년사를 공개해 국정 운영 지침을 밝히고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져왔다. 새해 신년사에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에 대한 언급을 포함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풀어낼 묘수를 밝힐 지가 관심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북측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과 당국 간 만남을 직접 언급하면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