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새해 배터리 사업에서 각각 10조원 안팎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매출만큼 수익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만 7조원대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9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해 6조원대 중반이었던 배터리 사업 매출 규모가 올해 10조원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소형 폴리머, 원통형 배터리와 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배터리가 모두 선전하며 배터리 사업에서 7조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새해 삼성SDI 배터리 사업 매출은 8조원 후반에서 9조원 초반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새해 전체 매출액은 약 11조원으로 전지 부문 매출이 21.5%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원형전지는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등 응용처 확대로 성장세가 높을 것이며 전기차용 전지에서 기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적자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새해 배터리 사업에서 1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놨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전지사업본부 전체 매출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20년에는 자동차 전지로만 10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배경은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확대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수주 규모는 단일 프로젝트가 10조원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에 글로벌 수준의 품질 경쟁력과 양산능력을 확보한 업체는 한·중·일 5~6개 업체에 그쳐 상위 업체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관심사는 수익성 확보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새해 2분기 이후부터 한 자릿수 초반대 이익률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BEP 달성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배터리 적자폭이 계속 줄어 이르면 하반기부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국 추격 대응 △원재료 가격 변동 △자동차 제조사 친환경차 전략을 주요 외부 변수로 꼽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영향이나 각국 친환경 정책도 주시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본격 양산경쟁 체제로 접어들면서 내부적으로는 공정 관리 능력이 더욱 요구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 관계자는 “급격히 확대되는 생산능력에 맞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공정 운영 경험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특히 해외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게 되면서 생산 인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