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새해를 맞아 영세상인·소상공인에게 '카드 대금'을 다음날 바로 지급한다. 그간 카드사 가맹점이 설이나 추석 연휴 대금을 받지 못하던 문제도 해결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BC카드와 협업, 'IBK카드매출 선지급 서비스'를 이달 중순 선보인다. 매입 요청 바로 다음날 대금을 바로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도 가맹점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은행 계좌를 결제대금 수령 계좌로 이용하는 BC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로부터 대출 재원으로 추가 출자 받은 2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활용한다. 올해 기업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특별자금 2조원, 신성장·혁신기업에 1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간 가맹점에서 매출 대금을 확보하기까지는 통상 2영업일 이상 소요됐다. 카드사에서 매출을 정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탓에 영세상인·소상공인이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었다.
이에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는 카드 대금 지급주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어 BNK경남은행이 '가맹점 입금 주기 단축'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1영업일 이후 지급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주말, 명절 연휴에는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를 은행이 가맹점에 우선 지급한 후 카드사로부터 정산 받는 구조로 바꿨다. 실제 매출액이 입금되지 않은 만큼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365일 자동화 정산 프로세스를 도입, 행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휴일에도 지급이 가능하게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IBK카드매출 선지급 서비스'를 설 연휴 전에 개시한다”며 “이번 서비스로 소상공인이 매출이 가장 발생하는 동시에 현금 지출이 상당한 명절 연휴에 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김도진 행장 취임 후 강화해온 디지털 금융을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비대면 점포 등 채널 다각화에 그쳤다면 올해는 본연의 역할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한다.
올 초 'IBK카드매출 선지급 서비스'와 '알파브리핑' 서비스를 순차 선보인다. '알파브리핑'은 예금·대출 내역, 카드 매출, 세금계산서 등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 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어 8월께 'IBK박스'를 론칭한다. IBK박스는 중소기업 경영 지원 플랫폼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