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원청 사업주(도급인)의 안전보건 책임을 확대해 '위험의 외주화'를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고용부가 2일 언론에 배포한 개정 산안법 설명 자료에 따르면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청 근로자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했다. 도급인의 책임 범위도 현행 '화재·폭발·붕괴 등 위험이 있는 22개 위험 장소'에서 '도급인 사업장 전체'와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로 확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안법 개정으로 업무를 외주화하더라도 안전 조치 와 보건 조치에 대해서는 도급인이 직접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만으로도 위험의 외주화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급인도 해당 사업을 총괄해 운영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사업주로, 자신의 사업과 관련한 위험에 대해서는 직접 산재 예방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이 타당하다는 해석이다.
개정 산안법이 원청 사업주의 책임 범위를 확대했지만, 하청 근로자의 위험 작업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 의무는 제외하는 등 원청 사업주의 권한 범위 안에서 안전보건 의무를 부여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개정 산안법은 도금과 수은·납·카드뮴 제련 등 직업병 발생 위험이 큰 일부 유해·위험 작업은 도급 자체를 금지했다. 화학물질 잠복기로 인해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데 수급인이 변경되는 경우 해당 작업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관찰·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정 산안법의 도급인 책임 강화와 유해·위험 작업 도급 금지 관련 조항은 공포 이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고용부는 관련 시행령 등을 만들어 오는 3월쯤 입법예고 할 계획이다.
개정 산안법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 사망사고가 5년 내 2번 이상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