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 개장 이후 두 번째 거래일만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내줬다.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만이다.
중국 경기 하강 우려에 전일 1.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 소식까지 더해지며 개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81% 하락한 1993.7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1포인트(0.09%) 오른 2011.81로 장을 개시했지만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락 반전하며 2000선을 내줬다. 직후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 영향으로 오전 중 일시 반등하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재차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기관이 1688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 폭을 키웠다. 2016년 12월 7일 1991.89 이후 2년여만의 최저치다.
코스닥도 급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85% 빠진 657.02로 장을 마쳤다.
전일부터 불거진 중국발 경기 하강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1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에 전일 코스피는 1.51% 하락했다.
여기에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투자자에게 실적 가이던스 형태로 4분기 매출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까지 전하며 시장 우려가 커졌다. 중국발 경기하강 우려가 애플 실적 전망을 통해 현실로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실제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7% 급락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이던스 하향 배경에는 중국 아이폰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중국 거시 환경 악화와 스마트폰 수요 침체 등이 영향이 됐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역시 중국 경기 하강 우려에서 불거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이런 중국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전일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08%),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0.13%), 나스닥지수(0.46%)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단순히 애플 실적의 하향 조정보다는 그 배경인 중국 경기의 둔화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련주는 특히 약세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 등 악재에 따른 영향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7%, SK하이닉스는 4.79% 빠졌다.
점차 커지는 우려에 조만간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내부 부채부담과 대외 수출 수요 둔화로 분명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용창출과 자산가격 지지로 안정을 이끌어 내기 위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역시 더욱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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