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국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흉부 엑스레이 폐암 판독을 지원한다. 국내 병원에서 AI 진단보조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보다 최대 14% 정확도 향상을 기대한다.
서울대병원(원장 서창석)은 AI 기업 루닛과 공동 개발한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 영상 판독 보조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4일 밝혔다.
루닛 인사이트는 의료영상 정보를 학습해 AI가 질환 의심 부위를 알려준다. 루닛과 박창민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공동 개발했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I 기반 영상분석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흉부 엑스선 영상에서 폐암이나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소견을 발견하고 의사 진단을 보조한다. 양질 영상 데이터와 독자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갈비뼈, 심장 등 장기에 가려 놓치기 쉬운 폐암 결절도 발견한다. 인피니트헬스케어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에 탑재해 영상판독에 활용한다.
루닛 인사이트는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병원과 미국 UCSFMC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판독정확도는 악성 폐 결절 분류에서 92~96%, 일반 폐 결절 유무는 83~92%로 나타났다. 의료진 18명과 판독능력 정확도를 비교했다. 악성 폐 결절 분류는 AI가 91%, 의사는 77~94%로 나타났다. 일반 폐 결절 유무는 AI가 89%, 의사는 66~86%를 기록했다.
의사가 AI 도움을 받아 판독할 경우 악성 폐 결절은 최대 14%, 일반 폐 결절은 19% 판독 능력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폐암 외에도 다양한 질환으로 판독지원을 확대한다. 최근 흉부 엑스선 영상에서 활동성 폐결핵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감염학 분야 학술지인 '임상감염병학'에 성능을 보고했다.
박창민 교수는 “흉부 엑스선 영상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 진단과 평가에 중요한 검사지만, 실제 폐암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다”면서 “이번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면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 진료 질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