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51>미래 창업가에게는 데이터적 사고가 요구된다

창업자가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마케팅, 영업, 재무 등 다양한 역량이 요구된다. 하지만 앞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새로운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다름 아닌 데이터적(data-driven) 사고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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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도래할 미래 사회를 지칭할 때 초연결사회라는 표현을 자주 접한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센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기술이 접목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고객이 누구며, 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다. 고객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용이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를 분석해 유의미한 시사점을 지속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기업은 사업 활동을 수행하기 수월해졌다.

만약 자신의 제품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해당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나 메일로 자사 제품을 전달하면 그만이다.

지금 현재 많은 창업 초기 회사가 거리에 나와 전단지를 직접 나눠주거나 번화가에 현수막을 거는 이유는 자신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많은 기업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 같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사실만 보더라도 향후 창업자에게 데이터적 사고가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를 쉽게 짐작이 될 것이다.

데이터에 근거한 경영활동이 가져다주는 성과는 이미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고객마다 상이한 구매행태를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당일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체계를 갖추지 못한 월마트는 아직까지 배송에 2~3일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VoD 업체가 단순히 콘텐츠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치는데 반해, 넷플릭스는 자사 고객의 이용 현황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자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구글, 애플, 바이두, MS 등 글로벌 혁신기업은 데이터를 통해 여타 경쟁자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공고한 진입장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할 때 향후 창업가는 창업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단계부터 고객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데이터에 근거하여 설계해야 한다. 고객이나 시장에 대한 막연한 신념에 근거해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고객층 행태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사업 모델을 구상할 수 있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이미 판매된 제품과의 단절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방식으로 활동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후 후속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경로 확보 차이가 후속 제품의 성공뿐만 아니라 사업 모델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다.

물론 사업 초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사업 초기부터 향후 데이터 확보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추후에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모델을 기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커다란 차이를 유발할 것이다. 처음부터 데이터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 모델을 구상할 경우 향후 데이터 확보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커다란 비용을 수반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