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청와대 조직을 크게 손 볼 모양이다. 빠르면 이번 주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비서진을 대거 교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청와대에서도 애써 부인하지 않고 벌써 후보자 중심으로 인사 검증 설까지 돌아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집권 3년차를 맞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1기 비서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청와대를 둘러싼 안팎 여론을 감안할 때 늦은 감마저 있다. 이왕 청와대 조직을 손 볼 거면 단순한 사람 교체가 아닌 조직 전체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특히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업무 관련 손질이 필요하다. 과거 정부와 비교해 위상과 역할이 너무 쪼그라들었다. 오죽하면 과학계와 산업계에서 끊임없이 소외되고 홀대 당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참담하다. 현재 청와대에서는 과학기술보좌관이 과학과 연구개발(R&D)업무를 총괄한다. 조직 규모도 행정관 두 명이 전부다. 그나마 과학 쪽은 전담 보좌관이라도 있지만 ICT 산업은 더 초라하다. 산업정책비서관실에서 행정관 1명이 전담하며 방송영역은 소통수석실로 넘어갔다. 수석실 산하에 전담 비서관이 있었던 과거 정부에 비하면 구색 차원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행정조직은 정부 지향점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과학과 ICT 분야는 단순한 기술과 산업을 뛰어넘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당면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주요 성장 동력이다. 청와대에 이를 전담하고 추진하는 채널이 없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조직하고 독려했지만 크게 성과가 나오지 않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조직 확대와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 최소한 수석급 정도로 위상을 올려야 하며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인력과 조직을 확대해야 한다.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미래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