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낙스가 개발 중인 차세대 플렉시블 배터리를 공개했다.
제낙스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서 첫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플렉시블 배터리 '제이플렉스(J.Flex)' 작동 실물을 국내 투자자에게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동안 유튜브 등을 통해 플렉시블 배터리 시연 모습을 공개하고 주주총회에서 시제품을 전시한 적은 있지만 실제 플렉시블 배터리 구동 과정을 시연한 것은 처음이다.
1991년 설립해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제낙스는 스테인리스 와이어로 만든 메탈파이버가 주력 제품이다. 메탈파이버는 스테인리스강판을 머리카락 10분의 1 두께로 가공한 초극세금속섬유로 금속필터, 산업용 섬유제품, 내열재료 등에 활용된다.
2011년부터 김철환 KAIST 박사와 함께 메탈파이버를 이용한 이차전지 개발을 시작해 메탈파이버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극과 전극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015년 CES와 일본 웨어러블 엑스포에서 '제이플렉스' 시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제이플렉스는 전기를 모아주는 집전체를 메탈파이버 부직포로 교체해 효율과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바인더나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제조 공정도 단순화된다. 금속 집전체를 쓰지 않아 자유로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일반 전해액이 아닌 겔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해 폭발 위험성이 적다.
내부에 휘어지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용량은 같은 부피 기준으로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70~80%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다.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가격은 일반 배터리 대비 2~3배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제낙스는 다양한 크기, 두께, 용량으로 제작이 가능하며 휘고 감을 수 있는 특징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헤드셋, 의료용 패치 등 웨어러블·사물인터넷(IoT)·헬스케어·패션 분야에서 유연한 디자인이 요구되는 다양한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상용화 일정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아직 시제품 생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파악된다.
신이현 제낙스 대표는 “플렉시블 배터리 시장이 열리려면 배터리 기술만 개발되어서는 안 되고 기기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플렉시블 배터리 시장도 개척하는 단계로 시장이 열리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부 업체와 상용화를 논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유지협약서(NDA) 체결 사항으로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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