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대 서비스 로봇 연구개발(R&D) 사업이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예산이 반영될 수 있을 전망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비스 로봇 R&D 사업이 기술성 평가를 지난달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신청된 사업 중 20~30%만이 통과될 정도로 엄격한 절차로 알려져 있다. 이달 시작하는 예타 조사는 오는 8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의 구체적 명칭은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로봇 시스템 개발 사업'이다. 최근 시장이 커지는 서비스 로봇 기술 경쟁에 대응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사업은 크게 물류 핸들링, 웨어러블, 생활지원, 수술용 로봇과 함께 로봇 클라우드· 안전인증 표준 등 5개 연구 분야로 나뉜다.
수술용 로봇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미미했던 내시경 로봇 치과용 로봇 개발을 지원하거나, 생활 지원 로봇 분야에서 장애인 돌봄과 가사 지원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제가 주로 선정됐다. 2020년부터 2026년까지 7년간 4000억원 규모로 약 60개 과제를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로봇 R&D 관련 정부 지원이 큰 폭으로 위축될 위기에서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업부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연 700억원 규모로 R&D를 지원해왔지만, 일몰법이 적용돼 올해를 끝으로 사라진다. 김경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PD는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산업용 로봇 R&D 분야도 첨단 생산 장비 연구개발 사업과 함께 예타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5년 재난 대응 로봇 개발을 위해 기획한 '국민안전로봇프로젝트' 예타 심사 통과 이후, 단일 로봇 R&D 예산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2020년까지 서비스 전문 로봇 시장규모가 270억달러(약 29조9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선진국들이 서비스 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예산은 주로 국내 로봇 기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과 연구기관도 원천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김경훈 PD는 “아직 국내 로봇 기술이 세계 시장에 견주었을 때 빈약한 단계지만, 서비스 로봇은 국내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국내 로봇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로봇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서비스 로봇 기술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한국 산업계 전반적으로 봤을 때 큰 R&D 규모는 아니지만, 정부에서 국내 서비스 로봇 발전에 기름을 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