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600억원대 비용을 투자(현물출자)해 설립한 미세기계전자시스템(MEMS) 공장(팹) 지멤스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결정했다. 부채만 245억원에 달해 투입 비용 대비 손실이 예상된다. NIPA는 해마다 운영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7일 NIPA는 지멤스 지분(49%) 정리를 위한 출자 지분 매각주간사 선정 공고를 냈다.
지멤스는 자체 생산시설 확보가 힘든 중소기업 대상 MEMS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MEMS 공장이다. MEMS는 마이크로미터급 초미세 기계 부품과 전자회로를 집적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탑재되는 센서 70%가 MEMS 기술로 제조된다.
2011년 NIPA가 기존 인천 송도에 위치한 RFID/USN센터 MEMS 팹을 민영화해 설립했다. NIPA가 토지, 건물 등 574억원 규모 현물 출자하고 지멤스 컨소시엄이 320억원 현급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지멤스는 소형 센서 국산화를 목표로 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2011년 설립 후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만 676억원에 달한다. 제품양산 실패, 과다 운영경비 등을 이유로 사실상 폐업 상태다. 지난해 직원 수 4명으로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보유 장비는 이미 몇 년 전 대학 등에 기증했다. 지멤스 운영관리 부실 문제는 몇 년 전부터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지적 받았다. 국회는 지멤스 경영난과 손실 관련 조치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NIPA가 선택한 조치는 지분 처분이다. 지멤스 지분 51%를 보유한 대주주 ISC에 49%를 전량 넘길지 등 지분 처분 방법은 아직 확정하기 않았다. 매각주간사 선정 후 구체적 방법 등이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ISC는 7월 NIPA가 보유한 지분인수 의향서를 제출, NIPA 지분 인수 후 독자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멤스는 2011년 설립 당해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마다 매출보다 비용을 두 배 지출하는 등 방만 경영 지적이 이어졌다. NIPA는 지멤스컨소시엄과 계약 당시 경영권을 민간에 위임했다. NIPA는 49%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이사회 등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한다.
국고 손실도 예상된다. NIPA는 토지, 장비 등으로 600억원가량 투자했지만 장비는 무상 기증했고 토지와 건물만이 남은 상태다. 2017년 기준 토지는 204억원, 건물은 253억원가량이다. 그나마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 토지 가격이 480억원대로 상승했다. 240억원대 부채도 남았다. 공개 입찰 방식으로 계약 진행 시 유찰가능성도 있어 500억원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멤스 매각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준희 NIPA 실장은 “MEMS 시장 성장 부진과 여러 대외 환경 이유로 지분 매각 출구전략을 택했다”면서 “공개입찰 방식 등을 거쳐 최종 인수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 가치가 얼마인지는 공개 입찰 과정에서 산정할 계획”이라면서 “투입 금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손해 없이 회수하고, 회수 후 국고환수나 NIPA 자체 활용 등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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