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생필품에 집중됐던 자체 브랜드(PB) 상품군을 대폭 확장했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이 높은 단독 상품을 마케팅 전면에 앞세워 소비 수요를 끌어들인다. 최근 PB 상품군 강화에 나선 e커머스, 대형마트 등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게 됐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쿠팡 only 상품' 공간을 마련하고 단독 상품 판매에 나섰다. 지난 2017년 선보인 생필품 PB '탐사'를 비롯해 총 7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국내 e커머스 업계 최다 수준이다. 브랜드별 협력사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 받아 단독으로 판매한다.
쿠팡은 그동안 생활용품 PB를 중심으로 운영한 단독 상품군을 식품·출산·유아동 등으로 확대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상품 등 정기배송은 물론 다른 공산품 2차 구매를 유도한다.
출시 당시 화장지·생수·종이컵 등 5종을 선보인 '탐사'는 △외출필수품 △건강·의료용품 △고양이 용품 △주방수납·잡화 등 14개 카테고리로 상품 구색을 대거 늘렸다. 생활용품에 집중한 '마케마케(MAKE MAKE)'는 현재 주방일회용품, 위생백, 주방세척도구, 화장지, 주방잡화, 고무장갑 등 총 9종 상품을 판매한다.
유아동용품 브랜드 '타이니스타'는 최근 베이비물티슈를 출시했다. e커머스에서 구매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유아용품 시장을 겨냥했다. '곰곰'은 12회 선별한 백미 제품(4·10·20㎏) 3종을 선보인다. 시리얼, 스낵, 아몬드·피스타치오 등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품군도 제공한다.
e커머스 업계 단독상품과 PB 경쟁은 올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쿠팡을 비롯한 각 업체가 속속 PB 상품을 선보이며 주도권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티몬은 쿠팡에 앞서 PB 쌀 '미미(味米)365'를 출시했다. 그동안 공산품과 배송 서비스로 경쟁했던 두 업체가 신선식품 시장에서 충돌하게 된 셈이다.
PB는 기존 제조사 상품보다 중간 유통 단계가 적어 매입 가격이 낮다. 판매자 정체성을 부여해 브랜드 차별화도 꾀할 수 있다. 브랜드 론칭 초기 인지도 확대에 성공하면 제조사 상품보다 많은 이윤을 기대할 수 있다. e커머스를 비롯해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이 속속 PB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과 합리적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가성비를 높인 PB 상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유통업계가 PB 인지도를 높이는데 한층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