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국산 전기차와 국산 배터리 모두 일본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렸다. 전기차는 수요예측 실패로 하위권을 면치 못했고 배터리는 일본산을 쓰는 테슬라 판매 급증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8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에서 전기차(BEV·PHEV) 36만1307대가 팔렸고, 이중 테슬라가 19만1627만대로 시장점유율 53%를 차지했다. 한해 동안 팔린 신차 중에 절반 이상이 테슬라 차량인 셈이다.
이어 GM이 3만6325대, 토요타가 2만7595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2395대로 전체 20개 브랜드 중에서 15위를, 기아차(5488대)는 9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3'는 전 세계 통틀어 단일 전기차 모델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만9782대가 팔려 현지 시장점유율 38%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제외한 배터리전기차(BEV) 판매량에서 1위 '모델3'에 이어 '모델S·X'가 2·3위를 차지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한·일 전기차 경쟁에서 국산차는 크게 밀렸다. 일본은 4개 브랜드(토요타·닛산·혼다·미쓰비씨) 5개 차종으로 6만5783대를 판매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6개 모델로 788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일본 전기차의 북미 점유율은 18%, 국산차는 약 2%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 중이다. '코나 일렉트릭' 등은 지난해 3분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도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새해에도 추가 배터리 물량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북미 배정물량은 3만대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으로 양분되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도 최악의 성과를 냈다. 북미 시장이 2017년 19만대에서 지난해 36만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 전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작년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11%(2215㎿h)에 그쳤다. 이 기간 일본산 배터리는 약 1만6800㎿h로 89%를 차지했다.
업계 전문가는 “국산 브랜드의 고질적인 수요예측 실패 문제로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도 글로벌 시장 선점에 한계가 예상된다”며 “배터리 시장 역시 테슬라 독주가 계속되는 한 일본과 격차를 좁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전기차 시장은 2017년 19만9826대에서 지난해 36만1307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50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