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준비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 비율은 1.69%로,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마감일 일시적으로 공매도가 급증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8일 우리은행은 주식매수청구가 보통주 기준 1만6079원으로 총 1145만3702주가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총 매수대금 기준 1841억6407만원이다. 전체 발행주식 총수(6억7600만주) 대비 1.69%에 그쳤다.
KB금융지주 출범 당시 매수청구 행사 비율이 11.38%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회사의 합병이나 영업양도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하는 사안을 놓고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회사에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당시 우리은행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1만6079원으로 정했다.
우리은행은 청구권 행사 주주 비율이 15% 이상일 경우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식 교환을 중단할 방침이었다.
시장에서는 주주 중 98.31%가 지주사 전환에 찬성한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순조롭게 출범하게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수청구권 결과는 우리은행이 주가를 잘 방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비은행 부문 강화, 기업 가치 제고 등의 비전을 잘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주식매수대금도 낮은 만큼, 우리금융지주는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 주식은 9일 거래가 중단된다. 다음달 13일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재상장된다.
거래중지를 앞두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달을 빚기도 했다.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마감일인 7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한 공매도 거래대금은 평소 대비 24.3배 급증했다. 이날 우리은행에 쏟아진 공매도 비중은 27.5%에 달했다. 주가도 5% 넘게 빠졌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8일 우리은행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해 공매도를 차단했다. 주식매수청구 행사가 15%를 넘길 것에 대한 우려와 거래정지 리스크가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한 달간 거래정지 리스크가 맞물리며 주식매수청구 결과가 나오기 전 날 일시적으로 공매도가 몰렸다”며 “정작 주식매수청구 행사가 적게 나온 것은 여러 리스크에도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우리은행 직원들도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날 우리사주조합(총 4300만주)은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570만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이 5.63%에서 6.4%로 확대됐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주식은 전일 대비 1.72% 상승한 1만4800원으로 마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