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차 회장이 8일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지 50일만에 법정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이날 '구속 이유 공개' 절차를 위해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출석해 10분간 영어로 의견진술을 하며 “나는 결백하다, 부당하게 구속됐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그는 “혐의가 생트집이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 닛산에 손해를 끼친 적 없다”며 “인생의 20년을 닛산의 부활에 바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자신에게 부여한 혐의에 대해 “완전히 잘못됐다.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검찰이 근거도 없는 혐의로 부당하게 구속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의 성과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라며 “밤낮 가리지 않고 비행기에서도 닛산 직원들과 나란히 (닛산의) 부활에 힘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검찰은 2011~2015년 유가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작년 11월19일 곤 전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
곤 전 회장은 체포된 뒤 재체포와 구속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계속 구치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이에 곤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 4일 구속 사유의 공개와 구속 취소를 법원에 청구했다.
일본 정부는 피의자 권리 보장을 위해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 사유 공개를 요청할 경우 법정에서 피의자에게 사유를 알려주고 있다.
곤 전 회장이 체포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나온 것인 만큼 일본 언론들은 곤 회장의 발언과 법정 안팎의 분위기 등을 속보를 통해 상세히 전했다.
교도통신은 곤 전 회장이 구치소 생활 때문인지 흰 머리가 늘고 홀쭉해진 모습이었지만 날카로운 눈빛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서 이날 법정에서 일반에 공개된 방청석은 14석뿐이었지만, 1000여명이 방청을 위해 긴 줄을 서기도 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