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체포에 이어 프랑스 르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 닛산의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영권 분쟁 등에 따른 이미지 하락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평가다.
9일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의 차량 판매 집계 자료에 따르면 닛산차가 지난해 12월 판매한 승용차는 19천777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2%나 줄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무자격자에 의한 품질검사 문제가 생기면서 승용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20% 가량 줄어든 2만2000대에 그쳤던 만큼 매출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닛산차의 판매 부진은 쉽게 수습되기 어려워 보인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한축인 닛산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르노 측과 닛산 측의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기 때문이다.
급여 허위 기재 및 회사 자금 임의 사용(배임) 혐의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는 곤 전 회장은 전날 도쿄지방재판소(법원)에 출석해 “나는 결백하다”, “부당하게 구속됐다”고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에 닛산 측은 NHK 등을 통해 “곤 전 회장이 사적인 투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닛산 자금 30억엔(약 309억원)을 지인에게 대출해 주도록 지시했다”는 등의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전으로 맞서고 있다.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 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엔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검찰에 체포됐다.
이후 법원이 곤 전 회장에 대한 구속 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하자 도쿄지검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발생한 개인 투자 손실 18억5000만엔을 회사 측에 부담하도록 한 혐의(특수배임)를 적용해 지난달 21일 다시 체포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