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비중 늘어나는데…플랫폼 경쟁에 뒤처지는 중·소형 저축銀

비대면 거래 비중 늘어나는데…플랫폼 경쟁에 뒤처지는 중·소형 저축銀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 비대면 거래 비중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및 은행계열 저축은행은 IT투자를 늘리면서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늘리고 있는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비용부담이 커 역량 확대가 여의치 않은 이유에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은 전체 영업에서 비대면 거래 비중이 평균 20~30%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하면 낮지만, 그간 대면거래 비중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거래 비중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지난해 웰컴디지털뱅크를 선보인 웰컴저축은행은 비대면 거래 비중이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취급액도 대형사의 경우 이미 대면 채널을 앞질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취급현황을 보면 SBI저축은행은 인터넷·모바일 신규 취급액이 6967억원이다. 이는 모집인을 통한 대면거래 신규 취급액인 514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도 다르지 않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이 기간 인터넷·모바일 신규 취급액은 2544억원, 124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모집인을 통한 신규 취급액인 1446억원, 754억원보다 높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 거래 비중은 미미하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저축은행의 전체 영업에서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다. 이 역시도 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SB톡톡' 덕분이다. 실제 지난해 1~9월 기준 가계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이 100억원 이하인 9개 저축은행의 인터넷·모바일 신규 취급액은 7억원이다. 이는 모집인을 통한 신규 취급액 161억원과 비교하면 4%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 SBI저축은행과 다른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IT투자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 출시를 예정·검토하고 있어 이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T설비 투자에만 최소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이 부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형사의 경쟁력이 점점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상당한 비용으로 IT투자를 진행하면서 중·소형 저축은행과 비대면 거래 격차를 늘리고 있다”며 “저축은행 역시 비대면 거래 확보가 향후 경쟁력과 직격될 수 있어 중·소형 저축은행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9월 중앙회에서 중소형사를 지원할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하지만, IT트렌드 흐름이 빨라 이를 만회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