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스마트시티 사업 성공을 위한 제언

박성수 한글과컴퓨터 상무
박성수 한글과컴퓨터 상무

스마트폰 모바일 혁명에서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요소와 결합해 엄청난 속도로 기존 비즈니스 생태계와 삶을 변화시킨다. 특히 도시 거주자에게 이러한 기술이 플랫폼 기반 서비스로 제공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대두되는 혁신 변화가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요소를 결합해 시민에게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공급하고 이에 대한 거버넌스를 확립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교통체증, 치안과 안전, 재난관리 등 여러 문제를 눈에 띄게 줄이는 개념이다.

스마트시티는 비빔밥과 같다. '플랫폼'이라는 밥 위에 IoT, 빅데이터, AI 등 요소 기술을 각종 재료로 넣어 비빔밥을 만들면 '스마트시티'가 된다. 이 비빔밥에 참기름, 고추장을 넣어 밥과 재료를 잘 비비지 못한다면 맛을 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마트시티라는 비빔밥을 잘 비벼서 맛있게 서비스할 것인가.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을 잘 비빈다는 것은 사업 모델을 잘 만드는 것이다.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은 서울시 같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역할이다. 이들 이해관계자가 바로 비빔밥의 고추장과 참기름이 된다. 이들이 모여서 협력하고 소통하는 생태계 조성이 활성화돼야 스마트시티 시장의 성장 토대가 마련된다.

둘째 이해관계자 생태계가 조성되더라도 결국 사업을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스마트시티를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어떻게 풀어 갈지를 외치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 예산은 매우 한정돼 있고, 기업도 수익 없는 사업에 무작정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예산입찰방식 외에도 정부 실증사업방식(BTO), 민간투자방식(BTL) 등 정부는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스마트시티 사업을 기획해서 장기 관점으로 이끌어야 한다.

셋째 규제 완화와 정부의 실질 지원도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도시 계획과 관련된 대부분 사항이 도시계획법 등 법률에 근거돼 있다. 스마트시티는 공공사업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규제 없이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인 세종 5-1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뿐이다. 제도 측면을 빨리 풀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규제 샌드박스·프리존을 적용하는 시범 사업 지역을 지금보다 대폭 확장해서 후속 1차, 2차, 3차 사업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범 사업은 민간 투자 방식을 적용해서 SPC를 설립하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이 더 크게 소요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전자정부나 U시티 사업을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가 강력히 견인해서 크게 성공했듯 일원화된 체계와 주무 부처에 예산 및 실행을 견인할 추진력이 실려야 하고, 정책 우선순위도 더욱 높아져야 한다.

결론을 내리면 과감한 정부 정책, 기업이 적극 참여·투자할 수 있는 유인책, 기업도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조화를 이룬다면 스마트시티 산업은 성공리에 안착할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지자체와 기술 기반 중소기업, 유관기관 등과 공유·개방·협업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중심으로 세계스마트시티기구, 한국스마트카드 등과 손잡고 스마트시티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수한 서울시 스마트시티 모델의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인프라와 요소 기술이 사업자와 어우러져 잘 비벼진 생태계야말로 맛있는 비빔밥, 스마트시티 모델의 대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시장 요구를 바탕으로 조성된 스마트시티 생태계가 정부 정책·지원과 만나 시너지를 낸다면 아직 진입 단계에 있는 세계 스마트시티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성수 한글과컴퓨터 스마트시티사업추진실장 sspark4@han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