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학이 중국 여행 시 위챗을 사용하지 말 것을 학생들에게 당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다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은 최근 전자·컴퓨터공학 전공 학생들에게 중국 여행 시 위챗, 왓츠앱 등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 대학은 이메일에서 “중국에서 위챗이나 왓츠앱은 합법적으로 사용되지만, 최근 러시아에서 간첩혐의로 체포된 미국인은 왓츠앱 사용 내용이 문제가 됐다”며 “중국 역시 서방국가에서 온 여행자에게 이러한 혐의를 제기하며 구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우려는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 이후 캐나다인들이 잇따라 중국에서 구금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딸인 멍 부회장은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같은 달 12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다. 멍 부회장 체포는 그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는 미국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 등 캐나다인 2명이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캐나다 외교부는 지난달 1일부터 지금까지 중국에서 캐나다인 13명이 구금됐다가 최소 8명이 석방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중국 내의 자의적 법 집행을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다만 전문가는 일반 여행자가 중국에서 구금되거나 억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미첼 홍콩 중문대 교수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사장 사태로 긴장감이 고조돼 중국에서 일하는 저명한 캐나다인들은 위험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일반 학생이나 여행자에게는 그 여파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