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기술·신산업의 조속한 시장 출시를 지원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안착을 위해 임시허가 및 실증특례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 다음 달 회의를 열어 첫 사업을 선정한다. 도심 수소충전소 실증 특례 등이 유력하다. 이어 상반기 내에 심의위를 수시로 개최, 기업 규제 샌드박스 수요를 흡수한다.
정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갖고 '규제 샌드박스 준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혁신 5법 가운데 이달 17일 우선 시행되는 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으로 법률 기반을 갖췄다. 핵심은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규제 신속 확인 △임시허가 △실증 특례다.
정부는 기업 규제 문의에 대해 30일 이내 신속히 확인하고, 회신이 없으면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관련 규정이 모호하거나 불합리하면 임시 허가로 시장 출시를 앞당긴다. 실증특례는 기존 법령 금지 규정 등으로 사업화가 제한되면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기존 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실증 테스트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제 샌드박스 핵심이다.
각 부처는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분기별 1회 이상 개최한다. 법 시행 첫 6개월 동안에는 성과 창출과 제도 안착을 위해 수시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법 시행 직후 심의위 구성 및 향후 운영 계획, 사전 수요 조사 결과 등을 발표한다. 다음 달 1차 심의위를 개최한다. 두 부처는 사전 조사 결과 약 20건의 기업 수요를 확인했다.
각 부처는 사업자 신청-심의-실증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별 맞춤형 지원 정책도 병행한다. 부처별로 사전 상담·컨실팅 전문 기관을 지정해 기업과 현장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 국무조정실은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로 시행 상황을 지속 점검한다.
이 총리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취지는 규제를 대담하게 혁파하자는 것”이라면서 “규제가 없거나 모호하다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생각으로 행정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관계부처들은 규제 샌드박스 내용과 활용방법 등을 현장이 알기 쉽게, 그리고 최대한 자주 설명해달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소비자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관련 제도도 함께 시행한다. 국민 생명, 안전, 환경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면 규제 특례 부여를 제한한다. 사전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 발생 시 고의·과실이 없음을 사업자가 입증하도록 하는 등 사후 책임을 강화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박지성·박정은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