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 시장 강자인 델·레노버·HP·에이수스(ASUS)가 'CES 2019'에서 프리미엄 게이밍 기기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그간 게임용으로 잘 쓰이지 않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프리미엄 TV에 준하는 크기와 성능을 갖춘 제품이 등장했다. 엔비디아(NVIDIA)가 CES 2019에서 공개한 신형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성능을 향상한 제품도 있다.
델은 게이밍용 '에일리언웨어 55인치 OLED 모니터'를 공개했다. 제품은 4K 초고화질(UHD) 해상도와 120헤르츠(㎐) 고주사율을 적용하고, 엔비디아 지싱크 가변형 화면 재생 기술을 채택했다. 대형 TV에 준하는 크기에 생생한 화면을 구현했다.
그동안 게이밍용으로 잘 쓰지 않던 OLED 디스플레이 채택이 눈에 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물질이 구현하는 선명한 화질과 블랙 표현이 장점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면 잔상이 생기는 '번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모니터용으로는 잘 쓰지 않았다. 단점을 줄이면서 선명한 화질을 살려 몰입감을 높일 수 있게 O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델 관계자는 “(55인치 OLED 모니터는) 최신 기술을 탑재해 게임 구현에 최적화한 제품”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델은 게이밍 노트북 '에일리언웨어 에어리어-51m'도 선보였다. 144㎐ 고주사율을 갖춘 얇은 베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초에 144장 화면을 보여줘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한다. 델은 올해 CES를 기점으로 노트북에 OLED 패널과 240㎐ 초고사율 패널 탑재를 확대할 계획이다.
HP는 64.5인치 초대형 화면에 최대 144㎐ 주사율까지 구현가능한 게이밍 TV '오멘X임페리엄(OMEN X Emperium)'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TV에 준하는 초대형 화면에 밝기 1000니트(nit)에 달하는 하이다이나믹레인지(HDR) 기능을 갖췄다. HDR은 밝은 화면은 더 밝게, 어두운 화면은 더 어둡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실감나는 표현을 위해 필요하다. HP 제품은 '영상상전자표준위원회(VESA) 디스플레이 HDR' 최고 수준인 1000니트 인증을 받았다. 가격도 4999달러로 프리미엄 TV에 준한다.
레노버와 에이수스도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게이밍 제품을 소개했다.
레노버는 자사 게이밍 브랜드 리전(LEGION) 신제품을 선보였다. 엔비디아 최신 사양 그래픽 카드(GPU) '지포스 RTX 2060'을 적용한 큐브형 데스크톱 C730·C530과 240㎐ 초고사율을 적용한 모니터 'Y27gq', 7.1채널 입체음향을 지원하는 레노버 리전 H500 프로를 공개했다.
에이수스는 휴대성을 대폭 상화한 울트라슬림 게이밍 노트북 제품을 주력무기로 선보였다. 15㎜ 두께 몸체에 144㎐주사율, 지포스 RTX 2080 맥스(MAX)-Q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GX531'과 17인치 크기에 18.7㎜ 몸체를 구현한 ROG 제피러스 'GX701'을 전시했다.
PC 제조사가 쑥쑥 크는 게이밍 시장을 잡기 위해 전략 신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PC시장이 침체되는 와중에도 게이밍 PC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간다. 각 제조사 게이밍 브랜드와 기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를 위해 과감하게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스베이거스(미국)=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