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전자증권제도 맞춰 수수료 체계 개편 추진…업계 수익감소 '우려'

9월 전자증권제도 시행을 앞두고 한국예탁결제원이 자본시장 전반의 수수료 체계 개편을 추진한다. 증권대행수수료 등 기존 수수료의 개편과 동시에 전자증권제도 도입에 따른 주식발행등록수수료 신설 등 총 10개 항목에 이르는 수수료 체계 개편을 검토한다.

예탁원, 전자증권제도 맞춰 수수료 체계 개편 추진…업계 수익감소 '우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최근 전자증권제도 시행에 따른 수수료 체계 개편 컨설팅을 마치고 수수료 개편 대상 선별에 들어갔다.

예탁원 컨설팅 최종보고서에는 증권대행 수수료, 파생상품발행대행 수수료, 예탁수수료, 증권회사 수수료, 주식기관투자자 결제수수료 등을 개편하고 주식발행등록 수수료, 소유자명세통보 수수료, 전자등록계좌유지 수수료, 질권설정 수수료 등을 신설하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번 수수료 개편은 9월부터 시행되는 전자증권제도에 따른 조치다. 실물증권 발행 없이 전자적 방법에 의해 증권을 등록발행하고 전산장부상으로만 양도와 담보, 권리행사 등을 할 수 있도록한 제도다. 자본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증권, 집합투자증권(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에 의무 적용된다.

제도 시행 이후부터는 실물증권 발행과 관련한 업무가 사라지는 만큼 예탁원 차원에서 수수료 개편은 필수다. 특히 예탁원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예탁결제 분야 수수료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도 시행으로 예탁원의 업무가 실물 보관이 아니라 전자 형태로 계좌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업무 형태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탁원은 이번 수수료 개편 과정에서 전자등록계좌 유지 수수료를 신설하고 예탁수수료를 등록관리수수료로 개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물증권 보관 의무가 줄어드는 만큼 예탁수수료는 줄이되 계좌 관리 명목으로 유지수수료를 신설하는 방향이다.

예탁원은 전자증권제도 시행으로 약 4352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관측한다.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는 만큼 자본시장 참여자 역시도 전자증권제도 시행으로 인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려가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위탁매매 규모가 점차 줄어들자 연이어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이던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갑작스런 수수료 체계 개편에 따른 추가 부담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전산 시스템 변경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나 수수료 개편에 대한 의견 수렴도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면밀하게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최종 수수료 개편 방안은 상반기 중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탁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최종 수수료 개편 방안 확정을 두고 내부 검토 중”라며 “이사회 등의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회 시장효율화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투자업계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는 최종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