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공장이 이달 말 첫 가동한다. 1584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일진머티리얼즈의 첫 해외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쓰일 일렉포일(elecfoil)을 연간 1만톤 생산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이달 말 말레이시아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일렉포일 생산에 들어간다. 일진머티리얼즈 첫 해외 공장 가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준공식에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차전지용 전지박인 일렉포일은 황산구리 용액을 전기분해해서 만드는 얇은 구리박으로, 이차전지에서 필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차와 함께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 시장도 성장함에 따라 일진머티리얼즈의 일렉포일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진머티리얼즈는 8000억원 규모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장기공급 계약(2019~2023년)을 체결하면서, 말레이시아 설비 투자로 생산 능력 증대를 모색했다.
공급 계약한 물량은 벤츠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업체의 전기차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2030년까지 230억달러 규모 전기차 배터리셀을 구매한다고 밝힌 메르세데스 벤츠 모회사 다임러는 현재 SK이노베이션, LG화학, 중국 CATL 등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일진머티리얼즈는 이 곳에 부품 소재를 납품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가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삼성SDI에 일렉포일을 납품하는 과정도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2012년 말레이시아에 이차전지 생산 라인을 설립하고, 당해 하반기부터 제품을 생산해왔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렉포일 공급과잉에 따라 올초 일진머티리얼즈가 추가 증설을 발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고객인 BYD에게 생산 능력 부족으로 일렉포일 공급량을 늘려주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BYD 배터리 판매량이 2017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일렉포일 업체들 증설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최보영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상황 호조로 추가적인 증설 공시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렉포일은 2020년부터 경쟁과잉이 예상되는데, 일진머티리얼즈는 앞선 기술로 시장을 선점해 실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올 1분기까지는 가동률을 40%정도로 유지하며 고객사에 납품할 일렉포일을 생산하고, 2분기에는 70%로, 하반기에는 100% 가동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리튬전지 수요가 2017년 25만톤에서 2025년 71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전지 수요는 지난해 6만6000톤에서 2025년 39만7000톤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점유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