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퇴직 공무원 취업제한 확대...연대 아이스하키 입시비리 의혹 감사도

교육부가 퇴직공무원 취업제한을 사립대·법인에서 사립 초·중·고교까지 확대한다. 퇴직공무원이 비위가 발생한 사립대 총장으로 취업할 때는 제한 기간을 3년에서 6년으로 늘린다. 최근 제기된 연세대 아이스하키 특기자 전형 입시 비리 의혹 관련해서는 특별감사를 실시키로 했다.

교육부는 14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첫 회의를 개최하고 4가지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은 교육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점검 회의다. 차관, 기획조정실장, 고등교육정책실장, 학교혁신지원실장 등 8명이 참여한다. 별도로 꾸려진 교육신뢰회복추진팀이 비리조사와 제도개선 권고안 마련을 맡는다.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은 격주로 회의를 개최한다. 교육신뢰회복팀이 '(가칭)국민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비리·고충 사안을 조사하고 추진단이 현황을 점검한다. 기관 차원의 조직적 비리나 채용·학사 비리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중대 교육 비리 사항을 신속하게 조사하기 위해 특별감사팀도 운영한다.

교육부는 우선 내부부터 혁신해 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면서 퇴직 공무원 취업 제한을 확대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교육 신뢰 회복의 출발점은 교육부 혁신”이라며 “교육부를 퇴직한 공직자의 취업 제한을 사립대학 및 법인에서 사립 초·중·고까지 확대하고 사립대에 무보직 교수로 나가는 부분도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신뢰회복추진단 구성
교육신뢰회복추진단 구성
14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첫 회의가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렸다.
14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 첫 회의가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동신대 조사결과 △부산경성대 조사결과 △연세대 입시 비리 의혹 안건도 논의됐다.

교육부는 2005년 동신대에 편입한 김상돈 의왕시장이 시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한 기록과 동신대의 당시 수업계획서 등을 비교한 결과, 김 시장이 정상적으로 출석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 시장의 학위와 학점을 모두 취소하도록 했다. 동신대에 기관경고를 하고 당시 강의를 담당했던 교원에 대한 경고 조치도 요구했다. 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에 대해서는 2003∼2004년 정상적으로 출석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조사가 불가능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이 장관은 여수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2003∼2004년에 이 대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여수시청에서 동신대까지는 100㎞가 넘는 거리로, 지난 해 청문회에서 부실 출석 의혹이 있었다.

동신대에 다니는 연예인 학생 출석 인정도 무효 처리됐다. 발송활동을 출석으로 인정하는 학과 방침이 있으나, 이러한 방침을 두는 규정이 없어 무효라는 설명이다. 그룹 '하이라이트'의 윤두준·이기광·용준형과 가수 장현승, '비투비'의 육성재·서은광 등에 대한 학점과 학위를 취소하도록 요구했다.

부산경상대 감사결과 2016∼2018년 총 301명을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부산경상대는 출석부 허위 기재 등 12명에게 부당 학점을 부여했으며, 전과목 F학점을 받은 92명을 제적처리하지 않는 등 학사 관리를 소홀히 했다.

이 대학 법인이 2010년 이사장 여동생의 건물을 실거래가보다 최대 4억50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고는 8년 넘게 활용도 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교육부는 동신대와 부산경상대에 대학재정지원사업 사업비 감액 등 제재조치를 하고 관련자 수사 의뢰도 검토한다.

연세대 관련해 특별감사를 실시한다.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연세대 아이스하키 체육특기자 수시전형 합격자 명단이 발표 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특별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 고교 아이스하키 선수 학부모 사이에서 선수 9명 이름이 적힌 수시합격자 명단이 SNS를 통해 돌았다.

그 중 8명이 수시 합격을 했으며, 불합격한 1명도 예비합격자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연세대는 입학전형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교육부가 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신뢰회복추진팀을 중심으로 교육부 혁신, 교육계 부정비리 대책 등 종합적인 제도개선을 집중 추진하겠다”면서 “중대한 교육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단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사비리, 입시비리 문제는 사회적 파장이 크고, 일부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문제일지라도 교육계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사안인 만큼 중대 교육비리로 간주하고, 엄격하게 원칙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개최된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
14일 개최된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