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체온으로 전기를 만드는 열전 소자를 개발했다. 해외 연구 성과보다 출력이 1.5배 높아 이르면 3년 이내에 웨어러블 소자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일환으로 고출력 열전 소자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소자는 가로 5㎝, 세로 11㎝ 크기 파스 형태로 팔목에 붙여 활용한다. 배터리 없이 사람 체온만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땀샘을 모사한 히트싱크 기술이 핵심이다. 열전소자는 소자와 피부 사이에 온도차가 클수록 더 많은 전력을 얻는데, 이 히트싱크는 소자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마치 땀샘처럼 이완해 내부에 담긴 물을 배출한다. 소자 온도를 낮춰 전력 수급량을 늘린다.
연구팀은 여기에 체온이 잘 전달되는 열전소자 설계, 저전압에서도 80% 이상 충전효율을 유지하는 전력관리 회로 기술을 더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마이크로·나노 하이브리드 구조로 소자가 피부에 잘 흡착하도록 돕는 건식 접착 방식도 적용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로 체온에서 에너지를 지속 수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자 출력은 1㎠당 35마이크로와트(㎼)로 미국 최신 성과인 20㎼보다 높다. 소자 여섯 개를 묶어 모듈화하면 최대 2~3밀리와트(㎽) 출력을 낸다. 바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모듈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밝히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현재 추가 고도화 연구에 힘쓰고 있다. 2~3년 안에 기술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체온이나 맥박 센서와 결합해 영유아·환자를 모니터링하거나 애완동물 위치 확인에 사용할 수 있다.
문승언 ETRI ICT소재연구그룹장은 “기술이 완성되면 웨어러블 소자나 사물인터넷(IoT) 기기 전원, 하드웨어(HW) 플랫폼에 활용할 수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나 스마트 홈·시티를 비롯한 신개념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