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혜성같이 등장한 아이폰은 휴대폰 산업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 후 스마트폰 산업은 급성장기를 맞았다. 시대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노키아, 모토롤라가 대표 사례다.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 산업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삼성은 특유의 기업 문화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제 스마트폰 산업에도 서서히 석양이 드리우고 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납품사 실적이 좋지 않다. 아이폰 쇼크가 현실화됐다. 어닝시즌에 발표되는 이들 회사 경영 지표가 좋지 않다. 다이얼로그세미컨덕터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지금까지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애플에 무선주파수 칩을 납품하는 스카이워크스솔루션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 생산 업체 폭스콘은 10개월 만에 월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앞서 애플 주가는 이달 초 무려 9.96%나 폭락했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중국에서 아이폰이 팔리지 않는 게 치명타로 작용했다. 게다가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됐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길어졌다.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는 이제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아이폰 쇼크가 미국 애플만의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쟁사 공세는 살기등등했다.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가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산업계도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특히 삼성전자에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차별화한 기술력 확보와 첨단 신소재 개발을 통해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납품 단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물량 수주 역시 쉽지 않다. 아이폰 쇼크를 반면교사 삼아 2019년 파고를 헤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