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협회 소속 거래소 최고경영자(CEO)가 증권가로 돌아갔다. 금융당국 규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암호화폐거래소 임원급 중에서도 다른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거나 아예 업계를 떠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지한 전 한빗코 대표가 증권사로 적을 옮겼다. 그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소속 한빗코 대표로서 “암호화폐는 신산업이며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 김 전 대표는 하이투자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본부장(상무)으로 이직했다. 그는 LG투자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NH투자증권에서 주문시스템이나 원장관리 업무를 맡았다. '여의도 증권가' 출신 금융전문가가 블록체인 업계에서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다.
후임 대표는 김성아 한빗코 상무가 맡게 된다. 김 상무는 코빗을 거쳐 한빗코에 합류, 오랜 세월 블록체인 업계에 몸 담아왔다. 이오스 BP 서울 밋업에서 '이오세이' 발표를 맡기도 했다. 이직 사유에 대해 김지한 전 대표는 “이직 제의가 들어와 개인 사유로 옮기게 됐다”며 말을 아꼈다.
이로써 한국블록체인협회 암호화폐거래소 운영위원장도 공석이 됐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당분간 거래소 운영위원장 자리가 비었으며,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후임자를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준 전 지닉스 대표는 새로운 블록체인 사업 기틀을 닦고 있다. 지난해 말 한·중 합작 거래소 지닉스는 암호화폐 투자 펀드가 금융당국에서 '수사기관 통보'를 받게 되자 결국 사업을 접었다. 최 전 대표를 비롯해 지닉스 초창기 임직원이 모여 다른 사업을 구상하는 중이다.
지닉스도 여의도 금융가 출신이 설립한 거래소로 주목을 받았다. 최 전 대표는 캐피털, 김도훈 전 운영이사는 증권사, 김동진 최고재무책임자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것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보다는 금융당국 기조가 당장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실망감 때문”이라며 “특히 금융권 출신은 금융당국 규제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기에 당분간 그 기조가 변하지 않으리란 걸 더 체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