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클라우드(cloud),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 새로운 IT 트렌드가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IT 인프라의 혁신과 부가가치 서비스 창출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코어 네트워크를 가상화하는 개념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WAN 구간과 모바일 기기로 바로 연결되는 엣지컴퓨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IT 인프라로 확장됨에 따라, 노키아와 같은 유무선 엔드-투-엔드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급부상하는 중이다.
SDN은 복잡한 이기종 네트워크를 가상화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함으로써 운영 자동화와 통합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아키텍처이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높은 대역폭, 대용량, 효율적 관리, 그리고 운영비 절감이 요구되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기술이 확산되면서 통신사업자나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넘어 일반 기업의 IT 인프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전세계 SDN 시장은 연평균 39%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3년에는 약 61억달러(한화 약 6조8,2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코 등 전통적인 유선 네트워크 강자 외에, 노키아와 같이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과 강력한 이기종 통합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갖춘 토털 솔루션 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노키아 누아지네트웍스의 VSP(Virtualized Services Platform)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기반의 보안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차이나모바일, 산탄데르은행, 버텔, 에티살랏 등 전세계 통신사, 금융권, 공공기관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누아지네트웍스의 VSP를 기반으로 1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에서 퍼블릭,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점차 WAN을 위한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로 확장하고 있다. 추가적인 통합 절차 없이 손쉽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은 물론, 높은 수준의 자동화 덕분에 보다 효율적인 운영 및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스페인 최대 은행이자, 중남미에서도 막강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산탄데르은행은 전세계 5개 지역에 흩어진 1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로 연결하되, 금융업 특성상 철저한 보안을 전제로, IT 거버넌스와 보안 및 확장성이 보장되는 누아지네트웍스 VSP를 선택했다. 특히 기존에 구축된 다양한 레드햇 솔루션과의 연동은 필수. 누아지네트워크 VSP는 이러한 산탄데르은행의 요구조건을 반영하여 레드햇과 공동개발은 물론, 확장성, 안정성, 그리고 보안까지 만족시키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했다.
국내에서도 노키아 누아지네트웍스의 활약에 점차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누아지네트웍스 VSP가 SDN 기반의 보안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강력한 클라우드 보안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해당VSP를 도입한 국내 기업 정보화 소프트웨어 기업 A사는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Micro Segmentation)을 적용하여 가상 머신(Virtual Machine) 분리함으로써 멀웨어 확산을 차단하는 인프라를 마련했다. 이러한 방법은 최소한의 CPU와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A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경쟁력 또한 높아졌다.
또 다른 국내 금융기업 B사는 산탄데르은행과 같이 IT 거버넌스, 보안, 확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누아지네트웍스 VSP를 도입한 사례다. B사는 고객 응대 기능을 제공하는 웹 포털 서비스와 개발 및 운영 협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해당VSP를 활용하여 데이터센터를 SDN으로 진화시키는 중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방화벽, 부하 분산 장치와 같은 가상 네트워크 기능(VNF)의 서비스 체인을 손쉽게 설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물론, 민감한 신용정보가 담긴 개인정보마다 자체 네트워크의 애플리케이션별 세분화를 적용하여 보다 안전한 액세스 제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SDN 시장은 2016년 처음으로 600억원을 돌파한 후, 연평균 4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내년에는 무려 2,733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에는 전기, 도시가스, 상하수도와 같은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비용 절감, 민첩성, 유연성, 확장성 등을 위해 도입했다면, 최근에는 부가가치 서비스 확장, 통합 자동화 관리, 강력한 보안 등까지 SDN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대기업과 금융권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노키아의 최성남 실장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IT 컨버전스의 확산은 자연스레 민첩성, 확장성, 유연성, 보안성, 그리고 자동화 기반의 통합 관리까지 가능한 SDN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인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SDN은 단순히 네트워크 장비나 서버의 가상화만으로는 비즈니스 중심 환경에서 요구하는 보안성과 가용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코어부터 엣지컴퓨팅에 이르는 모든 유무선 네트워크 구간에서 높은 경험과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