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조업체들이 자본금 의무기준 상향을 충족하지 못해 대거 폐업되는 '상조대란'은 없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조업체 자본금 증액 상황을 점검한 결과 자본금 15억원 미만 상조업체의 소비자는 약 2만2000명으로, 전체(540만명)의 약 0.4%에 불과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 할부거래법에 따라 모든 상조업체는 오는 24일까지 자본금을 15억원 이상으로 증액해 시·도에 다시 등록해야 한다. 미이행 시 등록이 말소된다. 상조업체가 등록 말소되면 소비자는 은행이나 공제조합에서 자신이 낸 돈의 50%만 피해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2018년 3월 당시 등록된 상조업체 총 154개 가운데 자본금 15억원 미만은 131개, 소비자는 약 170만명이라 대규모 폐업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됐다. 이에 공정위는 자본금 미충족 업체 대상 현장조사, 유관기관 합동 점검을 실시하는 등 자본금 증액을 지속 유도했다.
그 결과 1월 현재 피해가 예상되는 소비자 수는 2만2000명으로 줄었다. 전체 상조업체 소비자의 0.4% 수준이다. 공정위는 피해에 노출된 소비자도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상조대란'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상조 그대로는 상조업체 폐업 등 발생 시 소비자가 자신이 돌려받은 피해보상금(납입금의 50%)의 두 배를 인정받아 6개 참여업체 상조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공정위는 고객 선수금을 빼돌린 상조업체의 소비자가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담을 절반으로 줄였다. 지금은 자신이 가입한 상조업체가 할부거래법을 위반해 선수금을 빼돌렸을 경우 내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해도 누락된 선수금 전액을 자신이 추가 납입해야 한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누락된 선수금의 100%가 아닌 50%만 추가로 납부하도록 했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상조업체 가입 이후 주소지가 변경됐다면 상조업체가 등록 말소돼도 은행이나 공제조합으로부터 피해보상금 지급 통지서를 우편으로 전달받지 못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가입한 상조업체 선수금 보전 기관이 어디인지 확인해 직접 피해보상금 지급을 요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