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삼성전자가 1분기에 바닥을 찍고 조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둔화되면서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기에 부진을 탈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초격차를 통해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저점을 찍고, 이르면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분기 어닝 쇼크에도 주가가 반등하는 등 증권시장에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력 격차를 앞세워 예상보다 일찍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반등 시점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기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D램은 이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 중에 IDC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주식 시장에서도 시장 회복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에 시장이 동요했고, 주가도 급락했다. 한동안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10% 이상 상승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집중 매수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가 둔화된 시장 상황 속에서도 기술 차별화를 통해 고성능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지난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진짜 실력'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시장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당시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 산책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이보다 앞서 서버용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고성능 제품 수요 등을 감안하면 기술력이 앞서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에프앤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