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거지가 알리페이로 구걸을 받을 정도로 QR코드 기반 간편결제가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은행 인프라가 낙후됐으며 위조지폐가 유통되는 특수한 여건에 기인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 '2018년 제3분기 중국 제3자 모바일 결제 시장 거래 규모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거래 규모가 전분기 대비 11.52% 늘어난 43조8357억3000만위안(약 7137조771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중 이용금액 기준 알리페이(앤트파이낸셜) 시장 점유율은 53.71%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위챗페이(텐센트)는 38.82%에 달했다. 도합 92.53%로 중국 간편결제 '쌍두마차'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미리 일정 금액을 충전시켜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알리페이 혹은 위챗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매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금액 확인 후 본인 인증을 거쳐 결제하는 MPM방식을 택한다. 알리페이는 2004년 출시 이후 2009년부터 오프라인 지급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간편 송금, 공과금 등 요금 납부, 보험 및 대출 판매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니온페이도 2017년 QR코드 결제를 시작하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플라스틱 카드만 고수하던 유니온페이가 QR코드 결제로 미국과 한국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는 홍콩 모바일결제 시장 판도도 바꿨다. 홍콩 주민이 애용하는 '옥토퍼스'도 2017년부터 홍콩 택시에서 QR결제를 지원한다. 앤트파이낸셜이 홍콩 지하철(MTR)역 91곳에서 2020년부터 알리페이 QR코드 결제를 준비하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
인도도 중국발 'QR코드 효과'를 크게 봤다. 알리페이는 2015년 인도 대표 모바일 선불서비스 업체 '페이티엠(PayTM)'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QR코드 결제 노하우를 이식했다. 이후 인도 노점에서도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면 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는 국내 '제로페이'처럼 수수료율 0%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지난해 6월 '라인페이' 가맹점 수수료를 3년간 무료로 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야후도 소프트뱅크, 페이티엠과 협업해 '페이페이'로 승부수를 띄웠다.
포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 등이 QR코드 결제를 선보였으며 아마존 재팬도 '아마존 페이'에서 QR코드 결제를 시행하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부터 일본 미즈호은행, 미쓰이스미모토은행, 미쓰비시UFJ 은행이 통일한 QR코드 규격도 실용화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선보인 '월마트 페이'가 차별화된 기능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부터 검소한 고객을 위해 '세이빙스 캐처(Savings catcher)'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월마트에서 구매 상품 영수증 QR코드를 인식하면 인근 지역 소매업체와의 상품 가격을 비교 후 그 차액을 월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상환해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