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돼야 비로소 '흑자인생'…58살부턴 다시 '적자인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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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은 28세가 돼야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인생'이 시작되고 58세 때 다시 '적자인생'으로 전환한다. 취업난과 고령화로 흑자인생 시기는 점차 뒤로 밀리는 추세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2015년 국민이전계정 개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2015년 기준 우리 국민(1인당)은 0~28세까지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생애주기적자'가, 29~57세까지는 반대로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생애주기흑자'가 발생했다. 58세부터는 생애주기적자가 연령 증가에 따라 지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가 가장 많은 나이는 16세로,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2460만원 많았다. 생애주기흑자가 가장 많은 나이는 43세(1306만원 흑자)로 나타났다.

생애주기흑자가 발생하는 이른바 '흑자인생' 시기는 점차 뒤로 밀리는 추세다. 2010년에는 생애주기흑자가 발생하는 나이가 26세였지만 2015년 28세로 늦춰졌다. 동시에 흑자인생이 끝나는 시기도 2010년 55세에서 2015년 57세로 2년 늦춰졌다.

청년 취업난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시기가 늦어졌고, 고령화 현상으로 '일하는 노인'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 1인당 노동소득이 가장 많은 나이는 43세(2896만원)로 조사됐다. 노동소득은 임금소득(직장인)과 자영자 노동소득을 포괄한 개념이다. 다만 노동소득이 없는 거주자까지 포함해 평균을 구한 것이라 직업이 있는 사람의 실제 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통계청은 “1인당 임금소득은 40대 부근에서 높다”며 “반면 자영자 노동소득은 50대 부근에서 높았다”고 밝혔다.

청년 및 중·장년층이 아이와 노인을 부양하는 구조라는 사실도 통계로 확인됐다.

2015년 기준 15~64세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중 잉여액 106조원은 0~14세 유년층, 65세 이상 노년층에 이전됐다. 유년층은 교육·보건 등으로 56조6000억원을, 노년층은 보건·연금 등으로 49조4000억원을 이전 받았다.

1인당 공공이전으로 순유입 되는 돈이 가장 많은 나이는 10세(1174만원 순유입)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공이전으로 순유출 되는 돈이 가장 많은 나이는 43세(636만원 순유출)다.

고령화 영향으로 노년층 공공 보건 분야 소비는 1년 사이 10% 넘게 증가했다. 2015년 노년층 공공 보건 소비는 23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늘었다. 노년층의 보건 소비는 주로 노동연령층 자원의 이전으로 메워졌다.

최바울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노인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부분, 특히 보건 분야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미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10~20년 후에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 고려해 선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