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R&D를 지역 주도로' 지자체, R&D 컨트롤타워 설립 확산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역산업 구조조정, 지역활력 프로젝트 등 지역활성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진:청와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역산업 구조조정, 지역활력 프로젝트 등 지역활성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진:청와대>

지역 연구개발(R&D) 기획·관리 전담 컨트롤타워 설립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주도 R&D 역량을 강화하려는 정부 정책에 따라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자체 R&D 전담 기구를 설치, 지역 R&D와 과학기술 혁신 역량을 선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이 전국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경기도와 부산시가 자체 출자 및 출연 형태로 R&D 기획·관리 전담 기관을 운영하는데 이어 대전시와 충남도가 지난해부터 R&D 전담 기관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 사업을 실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올해 안에 기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5년에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설립했고, 경기도는 지난 2008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을 설립했다가 2017년 중소기업진흥센터와 묶어 경기경제과학진흥원으로 통합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기존 과학기술진흥센터 기능을 확대 재편했다. 광주시는 광주과학기술진흥센터를 광주과학기술진흥원으로 확대해 R&D 전담 기관 역할을 하도록 했고, 전남도는 테크노파크 부설 전남과기진흥센터를 산하 독립 R&D 전담 기관으로 재편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다.

대구시, 경북도, 울산시도 유사 기관을 확대 재편하거나 신설하는 형태로 자체 R&D 전담 기관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이뿐만 아니라 창원시와 천안시도 자체 R&D 전담 기관 설립을 검토하는 등 대형 기초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전후로 활발해졌다. 여권이 지방 분권과 자치 역량 확대 기조를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압승, 더 크게 탄력을 받았다. 정부 지역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 더 많은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지방 분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지방 분권과 자치를 강조한 데 이어 올해는 '지역 성장판' '지역 주력 산업 구조조정' '지역 활력 프로젝트' 등을 지역 활성화 세부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중앙정부 소관 지역 기관을 통폐합해 지자체로 이관하는 지역 R&D거버너스 재편을 추진하며, '선 지역R&D 기획, 후 정부지원'을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도 지역 R&D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지역 R&D 전담 조직 강화와 독자 기관 설립을 유도하고 있다.

김병진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은 “문 대통령 신년사, 중앙 부처의 행보와 각종 지역 지원 사업에서 지역 주도와 지역 자율성을 강조한 시그널이 많아졌다”면서 “지역별 안배 또는 정치 논리에 휘둘린 과거 대형 국비 지원 사업 확보 여부가 이제 지자체의 준비된 기획 역량과 인프라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