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원대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직원이 민원을 제기하려 방문한 소프트웨어(SW) 업체 직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해 갑질 논란이 발생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W기업 A사 임원 2명은 지난달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KERIS 담당 직원과 만난 자리에서 욕설과 막말을 들었다.
A사는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 참여 기회를 박탈당해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KERIS 담당 직원에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다. A사 관계자는 교육부 담당 공무원을 거쳐 어렵게 마련한 KERIS 직원과 만남 자리에서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A사 공공 영업담당 임원은 “이의를 제기하는 도중에 KERIS 직원으로부터 '00놈'이라는 욕설과 '억울하면 감사원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정식 접수하라'는 등 욕설과 막말을 들었다”면서 “20여년 공공 영업을 담당했지만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취급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은 1000억원대가 넘는 대형 사업으로 업계 관심이 크다. 다양한 SW가 한 번에 투입되는 만큼 국내외 SW기업도 에듀파인 사업에 기대를 건다. 올해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A사는 담당 공무원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사업 참여를 포기하고 해당 민원을 교육부에 제기했다. 교육부도 민원 답변서에 “KERIS 직원의 폭언 등에 대한 사항을 확인했다”면서 “추후 동일한 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 경고 조치하고 업체 민원 등에 대해 친절하게 답변하도록 지도했다”고 답했다.
교육부 답변과 달리 KERIS 직원은 아무런 경고 조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ERIS 관계자는 “해당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욕설이나 폭언을 한 적 없다며 억울해 한다”면서 “교육부 답변 외 KERIS에서 별도 내부 조사나 조치를 취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었던 교육부 공무원은 “KERIS 직원이 욕설을 한 것은 맞지만 혼잣말을 한 것이라 억울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면서 “당시 KERIS 직원에게 업체를 대할 때 행동 등을 주의하라고 얘기했다”며 구두 경고 조치했다는 입장이다.
A사는 회사 차원에서 법정 대응도 고려 중이다. A사 관계자는 “현장에 있었던 임원은 개인이 아니라 회사 대표 자격으로 에듀파인 사업에 정식 이의제기를 위해 참석한 것”이라면서 “정부를 대변하고 대형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 역시 개인이 아니라 KERIS를 대표해 의견을 청취하고 조율할 부분을 찾아야하는 데 욕과 막말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KERIS가 회사 의견을 묵살하고 갑질로 일관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욕설과 막말 외에도 KERIS가 차세대 에듀파인 사업에서 특정 사업자를 밀어주거나 SW업계 의견을 묵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각도로 살펴봐 법적 대응이나 정부 등에 정식 이의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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