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해외수주 금융자문·취약산업 한도축소 유예..."수출 활성화 위한 능동적 역할 수행"

올해 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기업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자금 대출뿐 아니라 금융자문까지 능동적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수주 사업 초기단계부터 수은이 금융자문 역할로 참여, 중소·중견기업이 금융조달이 가능한 모델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조선업에서는 수주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뒀다.

조선업, 자동차업 등 취약 산업을 돕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신용등급이 하락해도 한도 축소 및 금리 인상을 한시 유예한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16층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16층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19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조직 효율화로 2017년 1700억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5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3%대로 성장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대로 낮아졌다”고 그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어렵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수은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보다 2조원 증가한 62조원 여신을 지원할 뿐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에 금융을 지원, '금융 문제로 수주를 못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업황 부진으로 조선·자동차 기자재 및 부품업체가 신용등급이 하락해도 기존에 나온 대출은 회수하지 않는다. 조선 업체에는 시황 회복 시까지 조선사별 맞춤형 금융지원 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다.

수은은 수주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초기부터 자금 조달 방안을 설계한다. 이를 위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자원공사(KIND)와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산업별로 전략적 금융을 제공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으로 발전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건설·플랜트에서는 단순 도급형 대신 고부가가치 투자개별형 사업을 중점 지원한다. 자원 산업에서는 4차 산업 전략광물(리튬, 구리 등), 유가스 등 확보를 위한 장기구매금융을 중점 지원하고 조선·해운에서는 친환경·고부가 선박 수주 및 해운사 선대 확보 지원을 강화한다.

취약 산업도 '퍼주기식 지원'은 지양한다.

은 행장은 중소조선사 선수급환급보증(RG) 발급 문제에 대해 “과거 성동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저가 수주에 은행권이 RG발급을 하면서 적자를 국민 모두가 부담하게 됐다”며 “저가 수주는 하지 말도록 하는 원칙을 세웠다. '퍼주기식'이 되지 않게 중간을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산업 금융지원 및 육성에는 전년과 유사하게 약 9조원을 투입한다. 혁신성장산업 선도기업의 투자 수요에 선제 대응,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 자동차, 철강, 섬유 등 전통적 수출산업 구조도 고도화한다. 관련 중소중견기업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보유한 해외 스타트업 인수합병 시 필요한 자금을 지원, 글로벌 가치 사슬에 국내 기업이 들어갈 수 있게 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