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인류 조상을 찾아냈다.
유럽 진화생물학연구소(IBE),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 등 4개 연구기관은 딥 러닝 알고리즘으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인류 조상 DNA를 발견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다.
딥 러닝을 이용해 새롭게 발견한 '제3 인류'는 약 5만년 전 사라진 네안데르탈인과 약 4만년 전 사라진 데니소반인 유전자를 지닌 혼종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이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살고 있었던 현대 인류와 교배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반인의 이종교배가 빈번하게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을 것이라는 결과도 내놓았다. 연구진은 “2012년 시베리아 지역 알타이 산맥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의 뼈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도 함께 발견됐는데, 이외에도 다수 유전질침투가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현대 인류 유전자에 두 인종 이외의 흔적도 발견됐는데, 세 번째 인종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더 강화하는 연구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류 역사를 연구하는 데 AI와 딥 러닝 기술이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오스카 라오 스페인 국립 게놈 분석 센터(CNAG-CRG) 수석 연구원은 “우리가 적용한 AI 시스템에는 포유류 신경계가 움직이는 방식을 적용했고, 수십만 번 이상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유전자 정보로 인구 통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유전학, 생물학, 인류 진화에 관한 질문을 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자평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