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직업계고 취업률을 2022년 60%대로 키운다고 발표했지만 당장 올해 졸업생을 위한 뾰족한 대책은 없다.
지난 25일 교육부와 관계부처는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해 직업계고 학과를 미래 수요에 맞춰 개편하고 공공기관 채용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장기 대책을 담았지만 학습 중심 현장실습 체계 개편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올해 졸업생을 위한 대책은 빠져있다. 정부는 2017년 기준 50.6%인 취업률을 2022년 60%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8년과 올해 졸업생 취업률은 집계되지 않았다. 2017년까지만 해도 현장학습이 곧 조기 취업으로 연결되는 곳이 많았으나 현장실습 자체가 대폭 줄어들어 취업률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는 현장실습 활성화 방안은 빠져있으며, 정부는 조만간 별도로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 직업계고 교장은 “체감하기로는 거의 절반 가까이 취업률이 떨어졌다. 졸업식까지 미룬 학교가 있을 정도”라면서 “당장 학생 진로가 막막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학생 진로를 도와줄 취업지원관을 모든 직업계고에 1명 이상 배치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4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으나 2022년 10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숫자만 늘릴 것이 아니라 취업지원관 고용이 불안정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업지원관은 산업체 재직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우수 취업처를 발굴하고 일자리 매칭 등 업무를 수행한다. 불안정한 고용 문제로 취업지원관이 있어도 자주 바뀌는 문제가 있다. 무기계약직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시도교육청이나 지원청 중등교육 진로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할당제가 자리 잡아야 한다. 공공기관에는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블라인드 채용에서는 오히려 고졸 취업생이 불리한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학교장 추천장을 통한 별도의 할당제를 마련해 기회를 균등하게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국가직 공무원 채용에서 직업계고나 전문대 졸업생을 뽑는 지역인재 9급 채용 전형 비중을 지난해 7.1%(180명)에서 2022년 20%(약 5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에서는 기술계고 경력경쟁임용을 지난해 20%(1089명)에서 2022년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기관별로 고졸채용 목표제를 도입한다. 경영평가에 이를 반영한다.
한국교총은 고졸 취업 활성화 대책에 대한 성명을 내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 적용 시 현실에 맞지 않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며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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