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서 팔린 전기차 80%, LG화학 배터리 탑재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8대에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국내 완성차 업체 생산 순수전기차는 2만9441대로 집계됐다. 여기에 BMW i3와 공식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는 테슬라 모델S와 모델X 등을 합치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3만대를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배터리 공급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순수전기차 중 80.3%는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17.2%, 삼성SDI는 0.6% 점유율을 각각 나타냈다.

지난해 판매량 1~3위 전기차에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으로 1만1193대가 판매됐다. 2위를 기록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5606대)과 3위 한국GM 쉐보레 볼트EV(4722대)에도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다. 6위와 7위 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1498대)와 SM3 Z.E(1235대)에도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도 7월 출시된 니로EV 영향으로 약진했다. 니로EV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3433대가 판매됐다. 판매량 5위를 기록한 기아차 쏘울EV(1746대)에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글로벌 6위 배터리 공급업체지만 국내 점유율은 미미하다. 국내 전기차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와 공급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전기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BMW i3가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MW i3는 지난해 국내에서 191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4년 1075대를 시작으로 2015년 2907대, 2016년 5914대, 2017년 1만3826대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친환경차 보조금과 감세정책 영향에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잇따르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럽과 미국 주요 전기차 제조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재규어, 닛산,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수입차 업체가 국내에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거나 예정하고 있어 올해는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